세포생물학은 생명체의 기본단위인 세포를 중심으로 생명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인간과 같은 다세포 생명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를 구성하는 세포부터 잘 알아보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포생물학은 현대 생물학의 다양한 분과학문의 기초가 됩니다. 면역현상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를 매개하는 면역세포에 대한 이해를 소홀히 할 수 없고, 신경생물학을 잘 알기 위해서는 신경세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세포생물학자들은 인간의 모든 질병도 특정 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서 발생한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병든 세포를 치료함으로써 어떠한 질병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병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현재 많은 관심이 유전자 및 유전체에 집중되어 있지만, 결국은 (진정한 의미의) 세포생물학이 많은 질병의 원인을 밝혀 주고,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세포 물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포는 끊임없이 외부세계 또는 다른 세포와 교류합니다. 세포 내에서도 끊임없이 물질의 이동이 일어납니다. 세포 내부에서 일어나는 또는 내부와 외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물질의 이동 그리고 이와 관련된 조절 기전을 통틀어 cellular logistics라고 합니다. 세포가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는 신경세포든, 면역세포든 100% 동일합니다. 그런데, 형태나 기능을 생각해 보십시오. 천지차이 입니다. 이 차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세포가 가지고 있는 단백질의 종류와 양의 차이에서 기인합니다. 단백질의 양, 형태, 작동위치의 변화가 세포의 기능 및 형태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아무리 유전자를 분석해 보아야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렇듯 중요한 단백질은 세포질에서만 합성이 되지만, 세포 구석 구석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세포질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이 어떻게 최종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고자 하는 학문이 cellular logistics입니다. 설사 단백질이 만들어지더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위치에 가지 않으면 마치 해당 단백질에 대한 유전자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야기되는 질병도 많이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cellular logistics는 이러한 단백질을 포함한 세포 내 물질의 이동을 연구함으로써 세포의 생성과 유지, 사멸 현상의 미스터리를 밝히고, 세포 내 물질이동의 결함에 의해 야기되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인간과 같은 다세포 생명체를 구성하는 진핵세포는 세포 내부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소기관(organelle)이 존재합니다. 세포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이러한 세포소기관입니다. 따라서, 세포를 잘 이해하고자 한다면, 세포소기관의 기능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연구가 특정 유전자 또는 특정 단백질에 맞추어져 왔다면, 이제는 실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집합적 단위인 세포소기관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수행할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소포체라는 세포소기관에 A라고 하는 단백질이 있다고 합시다. 지금까지는 단백질 A의 기능에 대해 열심히 연구를 수행한 것입니다. 결국, 단백질 A의 기능을 알긴 알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단백질 A가 다른 단백질 B,C,D 등과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매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세포소기관 수준에서 세포의 작동원리를 규명할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세포소기관의 형태와 기능은 세포의 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따라서 세포소기관의 결함은 중대한 질병으로 연결이 됩니다. 본 연구진은 세포소기관의 다이내믹스, 형태 조절 및 기능 등을 연구하면서, 세포소기관이 어떻게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며, 세포의 생성, 유지 및 사멸에 관여하는지를 밝히고자 합니다. 또한 세포소기관의 기능 결함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의 원인을 밝혀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